지난날의 과오를 씻어내기 위해 평생을 속죄하며 살아가야 한다고 믿었고,
단 한 번도 마음 편히 잠든 적도, 마음 편히 휴식한 적도 없었습니다.
혼자임을 택하며 스스로를 닫아버린 채,
“감당할 수 있다”는 최면을 걸며 버티는 데 익숙해졌습니다.
하지만 버티지 못하고 무너지는 날엔
구석에 웅크려 앉아,
소리조차 내지 못한 채 숨죽여 울었습니다.
비라도 내리면 오히려 더 좋아했습니다.
비를 맞았다는 핑계로 내 감정을 숨길 수 있었으니까요.
그렇게 절망과 어둠 속에서
살아가지도, 그렇다고 죽어가지도 못하는 고통의 연속이었습니다.
고통을 잊고싶어 매일 위스키를 한병씩 마시다보니 큰일이 나더군요,
드디어 그토록 바라던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해방이 되는가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잘못된 마음이더군요, 한켠으론 살아가고싶은 작은 욕심이 생겼습니다.
누군가 그랬습니다,나는 힘이있는 사람이고 극복할 수있다고,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못한 짓누르고 애써 억눌러왔던 내 안의 한을 난생처음 전부 말하게되었습니다.
그러고나니 조금은 편히 잠을 잘 수 있더군요.
그러기에 조금은 용기를 내어보았습니다.
스스로 닫아 두었던 문을 열고,
오랫동안 억눌러 왔던 고통과 마주할 시간이 왔다는 것을.
더 이상 도망치지 않고,
내 안의 어둠을 정면으로 바라볼 때가 되었음을.
나는 내 안에 깊이 묻어 두었던
한때 나를 짓누르던 돌이킬 수 없는 실수와 후회들,
그로 인해 자책하며 나를 가두었던 벽들과 마주하며,
오랜 시간 피했던 진실과 점차 눈을 맞추고 있습니다.
처음엔 두려움에 시도조차 하지 못하고 도망치기에 급급했지만,
조금씩 깨닫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을 치유하는 길은 나 자신을 받아들이는 데서 시작된다는 것을.
오랫동안 외면했던 나 자신을 용기를 내어 마주하려고 합니다.
내 결점과 부족함을 정직하게 바라보며,
심연 속에서 어떻게해서든 살아보겠다고 발버둥 치던 나를 발견하였습니다.
그토록 무겁게 느껴졌던 짐들을 이제는 천천히 내려놓으려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나는 멈춰 보려 합니다.
모든 것을 지나치게 생각하며 나를 옭아매던 그 습관을.
무의미한 후회와 두려움 속에서 스스로를 잃어가던 날들을.
그제야 조금씩 알게 되어 갑니다.
내 마음의 평화는 그저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순간 시작된다는 것을.
완벽해지려 애쓰기보다는,
내 실수를 억지로 지우려 하기보다,
그 속에서 살아갈 용기를 가지려 합니다.
그 용기는 나를 연민과 이해로 대하는 깊은 선택이자,
그 선택을 통해, 한때 외부에서 찾으려 했던 평화가
사실은 내 안에 이미 존재한다는 것을 발견해 가고 있습니다.
나는 평생 구원을 찾아 헤매었지만,
내가 찾던 마음의 구원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었음을 깨닫고 있습니다.
내 안의 불꽃은 처음부터 내 것이었다는 것을.
그 불꽃은 아무도 대신할 수 없는,
내가 절망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겠다는 결심으로 만들어진 것이었고,
넘어질 때마다 다시 일어나게 한 힘은 살아보려 발버둥 치던 내면의 작은 희망이었음을.
이제 나는 그 희망을 품고 앞으로 나아가려 합니다.
타인에게서 무언가를 찾으려 하기보다는
과거의 짐에 얽매이지 않으며,
내가 누구인지 겸허히 받아들이려 합니다.
삶이 주는 모든 순간이 새로운 시작임을 조금씩 깨닫고 있습니다.
진정한 자유와 평화는 매 순간 다시 시작하며,
내 안에 숨겨진 삶의 온기를 발견해 가는 여정이겠지요.
그리고 이제, 나는 마침내 내가 찾던 구원을 깊이 느껴 보려 합니다.
그것을 온전히 내 것으로 삼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구원은 단 한 번의 깨달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는 것을 배워 가고 있습니다.
그것은 삶의 매 순간, 선택을 통해 다시금 피어나야 하는 과정이겠지요.
분명 나는 앞으로도 넘어지고, 때로는 흔들릴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알고 있습니다.
더 이상 고통 속에서 길을 잃고 제자리걸음을 하며 울지 않을 것임을.
넘어지고 흔들릴 때마다 나를 일으켜 주고 지탱해 줄 불꽃이 내 안에 있음을.
그리고 그 빛은 내가 살아 있는 한 영원히 존재하며,
나를 옳은 길로 이끌어 줄 것임을.
구원은 나 자신에게서 시작되었지만,
그 끝은 타인과 함께하는 순간에 완성될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나는 이제 그 끝없는 여정 속에서
희망과 믿음으로 걸어가 보려 합니다.
나의 작은 빛이
또 다른 어둠속에 있는 누군가에게 길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며.